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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Chang-yun Sean Jeong

모리오카 서점(Morioka Shoten)

최종 수정일: 2018년 1월 26일

Date : 2018.01.17.Wed

Location : Ginza, Tokyo


ⓒ 2018 by Binnie & Sean All right reserved.


매주 단 한권의 책을 선정하여 그와 관련있는 예술작품, 사진 등을 함께 판매하는 형태의 서점이 도쿄 긴자에 위치하고 있다. 이 서점을 우연치 않게 매거진에서 발견하고서는 꼭 언젠간 방문해보고 싶었다. 그 이유는 한국이나 일본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콘텐츠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오지만, 막상 그 하나의 콘텐츠들을 제대로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시간들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앞으로는 한 가지를 경험하더라도 더 세분화되고, 그 내용들이 오감을 통해 더 와닿도록 하는 '교감을 위한 방식`들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 2018 by Binnie & Sean All right reserved.


`하나의 책, 하나의 공간(A Single room with a single book)`이라는 심플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공간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책을 보고, 구매할 수 있는 서점의 역할도 하면서도 사진, 예술 작품 등을 구경할 수 있는 갤러리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갤러리들과 공방들이 곳곳에 있는 긴자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도 조심스럽게 해본다.


ⓒ 2018 by Binnie & Sean All right reserved.


전체적인 공간은 약 6~7평 정도 될 정도였다. 이 자그마한 공간이 일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른 해외에 이렇게 알려질 줄은 어떻게 알았을까. 그리고 이런 공간을 찾아내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들어가기전 입구에 책의 제목과 함께 전시 일정이 적혀져 있다.


ⓒ 2018 by Binnie & Sean All right reserved.


인테리어를 통해 깔끔하고 정돈 된 공간으로 보여줄 수도 있었겠지만, 기존에 있는 벽면을 그대로 활용한 것 같은데, 오히려 이 느낌이 예술 작품들과 교묘히 잘 어우러진다. 공간의 아우라가 느껴진다고 할까. 때묻어 있는 벽면이 난 좋다. 그만큼 시간의 가치가 묻어있는 곳일테니.

그리고 카운터 테이블로 쓰이고 있는 오래된 듯한 나무 테이블이 자그마한 공간이 자칫 없어보일 수도 있었을텐데, 이 테이블 덕분에 꽉 찬 느낌은 물론, 운치를 더하고 있다.

그 위에 놓여진 깔끔하게 정렬되어 있는 흰 종이와 조명 그리고 맥북도 한 몫 한다. 소품들이 많지 않아도 이렇게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게 일본의 장점이지 않을까 싶다.


ⓒ 2018 by Binnie & Sean All right reserved.


이번 책의 겉표지가 물감을 흩뿌린듯한 디자인을 하고 있었는데, 이것에서 착안을 해서 위와 같은 형태의 예술 작품을 한게 아닐까 하며, 작품을 감상해본다. 책의 표지와 제목은 내용 못지 않게 중요하다. 그만큼 공을 더 많이 들일 것이다. 내용을 함축하고 있어야 하며, 고객들로 하여금 흥미를 유발해야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하나의 예술작품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단지 책이라는 형태의 겉표지를 프레임으로 활용할 뿐. 하나하나의 카피라이터, 디자이너, 작가 등이 시간과 공을 들여 제작했을 각각의 행태들에 이렇게 하나씩 예술로 승화시켜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한게 참 좋으면서도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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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보면, 가성비다 뭐다 이런 얘기들이 많이 오고 간다. 물론 소비를 하는 입장에선 가격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무작정 낮은 가격대를 선호하는 행태도 있다. 물론 가격을 기준으로 가치를 판단하는 게 나쁜게 아니다. 하지만 제품, 공간 등을 포함한 콘텐츠들에 대해 단순히 결과에만 포커싱하여 가격을 생각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생산 등을 하면서 수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시간들이 담겨진 소중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업계의 디렉터분들에게도 말을 하고 싶은 부분이다.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여튼 요약하자면, 가치를 먼저 따지고 생각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하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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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리오카 서점의 공간과 브랜딩은 디자인 이노베이션 및 브랜딩 작업을 하는 디자인 스튜디오인, 타크람(Takram)이 진행했다. 매주 화요일 새로운 책이 들어오고, 그에 맞춰 공간을 재구성하고, 책을 쓴 작가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운영 방식을 구성했다.

어떻게 보면, 책이라는 하나의 콘텐츠이자 매개체로, 플랫폼의 역할을 구현하려고 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모리오카 서점은 18년 동안 서점가에서 일해왔던 요시유키 모리오카님이 우연히 `새로운 사업`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한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 날 `스마일즈`의 사장인 토야마 마사미치가 진행했는데, 이 때 그는 강연에 참석한 모든 참가자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도록 요구했고, 그 중에서 채택된 아이디어는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그리고 이 경연에서 모리오카 요시유키님은 이겼고, 지원을 받게 되었다.


이 경연 과정 중에서 흥미로운 점이 있다. 바로 프리젠테이션.


비즈니스를 위한 경연이다보니, 아무래도 사업계획서의 내용은 구체적일 수 밖에 없어 양이 많았을 것 같지만, 그가 제시한 프리젠테이션의 내용은 단 한 장, 단 한 줄에 불과했다.


"책방의 최소 단위 혁신 - 단 한 권의 책으로 된 서점"


이 내용의 발상은 `사람들은 한 권의 책을 위해 멀리서도 찾아올 것이다`라고 생각했기 때문.

국내외로 여행을 가는 여행객 뿐만 아니라, 거주민들은 최근 경험과 시간에 대한 소비들이 중심이 되면서 하나의 콘텐츠들을 위해서 기꺼이 비용과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하는데, 이런 사회적 흐름과도 잘 맞아떨어진 서점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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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과연 비즈니스 적으로 운영하는데 있어 금액적으로는 괜찮을까? 의문이 생긴다.

모리오카 서점은 일주일에 평균 약 100여권의 책을 판매하는 금액과 책과 관련된 그림과 소품을 판매하는 금액으로 운영해나간다고 한다. 비싼 땅값을 자랑하는 긴자에서 이 정도 수익으로는 정말 간신히 운영하는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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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운영하려는 모리오카님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디언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얘기를 했다.


(이런 경험들은) 2차원의 책을 다차원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해줍니다.독자가 ‘책 속으로 들어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책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책의 콘텐츠를 집중해서 그 가치를 알리겠다는 것이 그의 의지이지 않을까.


그가 월간 <디자인>과의 인터뷰를 한 내용을 훑어보자.


한 권의 책과 그와 관련된 전시 콘셉트는 어떻게 탄생했나?

도쿄 간다의 고서점가에서 약 8년간 점원으로 일한 후 도쿄 역 근처 가바야초에 개인 서점인 모리오카 혼텐을 2006년에 오픈했다. 그때부터 책과 함께하는 전시를 선보였다. 사람들이 한 권의 책을 위한 이벤트를 위해 멀리서부터 찾아오는 것을 보면서 아예 한 권의 책만으로 꾸리는 서점도 충분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 선택의 기준은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책을 위주로 고르는 것이 원칙이지만, 지인 추천 등을 통해 외부에서도 많은 요청이 들어오기 때문에 이것도 선택에 참고한다.


앞으로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분야의 책이나 전시가 있다면?

특별히 정해놓은 분야는 없지만 앞으로는 내가 직접 참여한 책이나 관심이 많은 건축 분야의 책을 더 자주 소개하려고 한다.


- 참조 : http://mdesign.designhouse.co.kr/article/article_view/102/77634


이 인터뷰 내용을 보면서,

문득 영국 런던에 1936년에 문을 연 <헤이우드 힐>이 떠올랐다. 모리오카 서점과 동일한 운영 방식은 아니지만, 헤이우드 힐만의 큐레이션을 가지고 운영된다는 점 그리고 이런 큐레이션을 통해 콘텐츠들의 가치를 드높히고, 연결해준다는 점에서 둘 다 커넥터(Connector)로서 유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떠오른게 아닐까 싶다.


헤이우드 힐에 대해 잠시 설명하면,

이 서점은 1년에 10여 권의 책을 골라 고객들에게 배송해준다. 주문은 전 세계 60여개국에서 들어오는데 일반 고객부터 부호들까지 그 대상이 화려하다. 그러다보니 부호들은 아예 서재를 맡기기도 한다.

82년의 전통을 유지하며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통해 제안한 책들로 소비자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제공하기 때문에 유지되는게 아닐까 싶다.

(1월말에 런던을 방문할 예정이기에 다녀와서 사진들과 함께 리뷰를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국내에서도 몇 년 전부터 개인 혹은 중소 규모의 출판사 등이 작은 규모의 동네 서점들을 창업을 하며, 자신들만의 취향에 따라 책을 큐레이션하여 판매를 하고 있다.


이렇게 우후죽순으로 늘어가고 있는 서점들로 가까운 위치들로 인해 분명 소비자들은 편리해진 것은 맞지만, 서점들은 대부분 동일한 형태로 운영이 되고 있어, 아쉽다. 소비자들에게 단순히 책을 노출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접근 방식이 있음을. 그래야만 소비자들도 다양한 경험을 해서 좋고, 하루 매출들로 신경쓰이는 운영자분에게도 조금 짐을 덜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만의 취향과 노력이 담긴 서점을 꾸려나가려고 한다는 점에서는 참 대단한거라 생각한다. 진심으로 응원한다.


어쩌다보니, 모리오카서점에서부터 이런 이야기들까지 오게 되었는데,

서점과 관련된 내용은 한 번 정리를 해서 공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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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수도 있고, 짧을수도 있을 내용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점들의 운영 방식 사례에 대한 내용이 궁금하실 수 있기에, 제가 알고 있는 내용안에서 추천해드리려 합니다. 운영하시는 분들에게 조금 더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책과 함께 관련 콘텐츠들로 끊임없이 고객들이 방문하도록 유도하는 <북바이북>, <북티크>

- 한 카테고리의 책만을 가지고 운영하는 패션 매거진 부티크 <페이퍼뮤즈>, 시집서점 <위트앤시니컬>,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디자인 / 트래블 / 뮤직 / 쿠킹 라이브러리>

- 책과 다양한 콘텐츠 운영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과 최근 개인이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만든 독립적인 `혼자의 서재`라는 공간을 함께 구성한 <최인아 책방>

- 혼자의 서재와 유사한 맥락의 일본의 유명 브랜드인 츠타야(Tsutaya)의 <북 아파트먼트>

- 큐레이션된 책과 사계절 다른 풍경들을 바라보며 잠시 사색을 즐길 수 있는 퀸마마마켓 <PAR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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